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이라 불렸던 질환으로 망상 및 환청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지역, 인종, 문화적 특성과 상관 없이 전 세계적으로 약 1%의 유병률을 보입니다. 미국정신과학회의 진단기준인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 5판 (DSM-5,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및 세계보건기구인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의 국제질병 분류 제 11차 개정판 (ICD-11,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11)에서는 이 질환을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장애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는 망상 및 환청을 특징으로 하는 정신질환으로 조현병 외 조현정동장애, 급성 및 일과성 정신병적장애, 망상장애, 조현형 성격장애 등 보다 넓은 범주의 정신질환이 유사한 특징을 서로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로 대상을 넓히게되면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3.5%의 유병율을 가지는 비교적 흔한 질환입니다. 조현병의 발병률은 남녀가 거의 비슷하다고 알려져있으나, 남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까지, 여자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사이의 연령에서 호발하여 발병시기에 차이가 있으며, 남성에 비하여 여성에서 좀 더 좋은 임상 경과를 가집니다. 하지만 조현병은 어느 순간 갑자기 발병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10대 중후반에서 20대 초에 걸쳐서 불안, 우울, 성적저하, 친구관계의 단절, 피해사고, 이상한 생각들 같은 미세한 변화를 들을 보이면서 점차 진행되다가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조현병은 단순히 망상이나 환각 등의 증상이 있다고 해서 진단하는 것은 아니며 아래의 기준을 만족하는 경우에 진단하게 됩니다. (일부만 기재)
A. 특징적 증상
다음 증상 가운데 2개 이상 해당해야 하며, 1개월 중 상당 기간 동안 존재해야 한다. (단, 성공적으로 치료된 경우는 기간이 짧을 수 있다).
(1) 망상
(2) 환각
(3) 와해된 언어 (예: 빈번한 탈선 또는 지리멸렬)
(4) 심하게 와해된 행동이나 긴장증적 행동
(5) 음성증상, 즉 정서적 둔마, 무논리증 또는 무욕증
※ 주의: 만약 망상이 기괴하거나, 환각이 계속적으로 행동이나 생각에 대해 간섭하는 목소리이거나, 둘 또는 그 이상이 서로 대화하는 목소리일 경우에는 위 증상 중 한 개만 있어도 된다.
B. 사회적, 직업적 기능부전
발병 이후 상당 기간 동안 직업이나 대인 관계, 또는 자기 관리와 같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주요 생활 영역의 기능 수준이 발병 이전과 비교하여 현저히 감소되어 있는 경우
C. 기간
장해의 징후가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속 되어야 한다. 6개월의 기간은 진단기준 A를 충족시키는 증상(활성기 증상)이 존재하는, 적어도 1개월의 기간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며(성공적으로 치료되면 더 짧을 수 있음), 이 기간은 전구기와 잔류기를 포함할 수 있다. 전구기나 잔류기에는 음성 증상만 있거나 진단 기준 A의 증상 가운데 2개 이상의 증상이 악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예: 괴상한 믿음, 이상한 지각적 경험)
만일, 망상이나 환각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간에 따라 단기정신병적장애, 조현양상장애 등으로 달리 진단되며 일반적으로 조현병보다 더 나은 예후를 보인다고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내외과적 요인으로 조현병과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뇌종양, 측두엽 간질, 변연계 뇌염, 신경성 매독, 약물 중독 등의 증상들이 있으며 이들 질환의 경우도 망상이나 환각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현병의 진단과 치료 전에 이러한 질환의 존재를 먼저 감별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질적 요인에 대한 감별 없이 조현병의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훗날 내외과적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하여 혈액검사, 뇌파검사, MRI 등의 뇌영상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조현병의 발병은 일반적으로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결합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뇌에서 GABA 라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과 관련한 신경사이세포(interneuron)에 있는 NMDA 수용체에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그림의 GABA FS interneuron) 이 수용체의 이상으로 인하여 충분한 활성신호를 받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억제성 물질인 GABA 분비에 장애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 결과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Glutamate의 과잉분비가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대뇌 선조체에서 도파민의 과잉 분비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림의 Hippocampal disinhibition stimulates dopamine release). 오늘날 도파민의 과잉분비는 망상 및 환청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과잉분비되는 도파민을 차단해주는 항정신병약물이 오늘날 조현병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오늘날 항정신병약물은 과잉분비되는 도파민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하여 도파민이 작용하는 수용체에 대신 작용하여 도파민이 해당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막아주게 됩니다. 하지만 질병에 따라서 도파민 작용이 다르고 항정신병약물에 따라서 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들마다 자신에게 맞는 항정신병 약물을 찾는것이 중요합니다.